[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특히 김무성·원유철·이우현·최경환·김재원·엄용수 의원은 앞으로 응모해도 당협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게 됐다. 한국당에서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 지역구별 당원협의회를 대표하며 차기 총선 공천 가능성이 높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이날부터 본격 착수하는 공모절차에 현역 의원이 대거 제외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당 이진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전 마무리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선 6인에 이어 교체 대상에 포함된 현역 의원은 이종구·이은재·김정훈·곽상도·정종섭·홍일표·윤상현·홍문종·권성동·홍문표·이완영·윤상직·황영철·이군현 의원이다. 현재 조강특위 위원장이자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도 포함됐다. 이 위원은 “(명단엔)현재 당협위원장을 맡지 않는 분들도 들어가 있다”며 “앞으로 공모를 하게 되는데 이분들은 거기 공모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명단 확정 기준과 관련해 “가장 먼저 세운 기준은 ‘어느 순간부터 책임소지를 따지느냐’였다”고 밝혔다. 전 위원은 “오랫동안 국민의 지지와 기대를 받아온 한국당이 어느 순간부터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비난과 지탄의 대상으로 몰락했다”면서 “모든 출발은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16년 총선 공천 파동, 최순실 사태, 국정 실패, 보수정당 분당,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연일 패배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무한정 과거로 거슬러갈 순 없고, 중지를 모은 것이 2016년 총선 공천 부터였다”고 설명했다. 계파 갈등과 낙하산 논란 속 당시 집권여당의 공천이 희화화 하면서 당 몰락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전 위원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보다 젊어지고, 여성·청년· 장애인·노동·소상공인 등 사회 각 분야 입장을 반영하며 야당 본연의 임무인 강력한 견제와 비판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발굴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 직후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당이 단일대오를 이루고 대여투쟁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전사를 잃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비대위회의 중 “이분들이 정말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면 앞으로 1년 넘게 남은 기간 동안 다시 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결정이 돼선 안 되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강특위 위원들은 결정에 그대로 응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당이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대해선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의원들을 통합해 나가는 데 있어서는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 성과를 내면 이번 당협위원장엔 배제되지만 21대 공천에서는 충분히 그 부분으로 가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이날 비대위회의를 통해 총 173곳을 대상으로 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공무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총 79곳의 국회의원 선거구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 접수에 들어간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인적쇄신 명단에는 김 위원장도 포함됐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