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내년 아파트 시장은 고강도 규제가 지속되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조정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계속 위축되는 가운데 아파트값도 하향 조정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9·13 부동산 대책이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수요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금리 인상, 주식시장 불안, 경제성장률 둔화와 가계대출 부담 등도 아파트 가격 하방 경직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부동산114는 아울러 내년에도 아파트 공급이 전국적으로 약 4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지방의 공급과잉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114는 2019년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충격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분당, 평촌, 광명, 과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은 2018년 동안 폭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소폭 하향조정 될 것으로 봤다. 다주택자들의 임대 사업자 등록과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될 것이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관련 규제가 지속되면서 서울을 비롯해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 아파트에 대한 공급은 충분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기타지역은 일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공급과잉 리스크와 지역기반 산업 침체가 맞물리며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봤다.
전세시장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겠지만 올해보다는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수요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다.
부동산114는 공급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매매시장이 침체되는 경우 수요자들이 아파트값 하락에 대비해 전세시장에 머무르며 전셋값이 상승했던 과거 사례를 들었다. 또 무주택자에게 유리해진 분양시장에 진입을 준비하는 수요가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을 올해보다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전세시장은 2019년에도 기존에 쌓여 있던 전세물량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가 더해지며 공급과잉에 따른 전셋값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충청, 경상권은 역전세난 우려를 제기했다.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 들어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고 대부분 고강도의 수요 억제책이었다. 2018년 상반기에는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새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재건축초과이익 이슈가 불거지며 냉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박원순 시장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발표 이후 시장은 이상과열 양상으로 번졌다. 매도인들이 매물을 걷어들이거나 한 주에 수천만원씩 호가를 높였다.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불안감에 추격매수까지 따라붙으며 서울은 물론 분당, 광교, 광명, 과천, 용인 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세제와 금융, 공급을 망라한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비롯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양도소득세 강화가 담겼다. 또 입지가 우수한 3기 신도시를 조성해 30만호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발표한 공급 방안보다 한층 구체적인 내용으로 그동안 수도권 내 입지가 우수한 지역의 양질의 주택공급으로 요구한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시장 과열을 진정시켰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