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2017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불법보조금이 줄어든 데다 25% 선택요금할인제, 결합할인 등의 영향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양상이 변화한 것이 이유다. 그결과 지난해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월평균 40만대로 떨어졌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통 3사 모두 번호이동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SK텔레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SK텔레콤으로 번호 이동한 건수는 191만4398건으로 2017년 대비 22.5% 감소했다. 2012년 551만5874건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KT로 번호이동은 138만7468건, LG유플러스는 135만8818건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0.6%, 19.8% 줄었다.
서울시내 이동통신 대리점. 사진/뉴시스
알뜰폰(MVNO)도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가 99만9917건으로 2017년 대비 9.2% 감소했다. 지난해 이통 3사가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까닭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지난해 이통 3사와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566만601건으로 2017년 대비 135만3828만건( 19.3%) 급감했다. 월평균으로는 47만1717건에 불과했다. 2005년 46만4391건 이후 처음으로 50만건을 밑돌았다.
불법보조금이 거의 자취를 감춘 데다 25% 선택요금할인제가 공시보조금 혜택보다 높아 번호이동을 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할인 혜택을 비롯해 멤버십 혜택 등이 늘어나다 보니 웬만해선 이동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가족 할인이나 유무선결합 할인 상품이 늘어난 점도 번호이동을 막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기기변경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14만2684건을 기록했다. 같은 달 번호이동 건수 53만1857건의 2배를 웃돈다.
올 상반기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관계자는 "번호이동은 보조금에 따라 좌지우지되는데, 보조금 지급 보다는 서비스로 경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3월 5G 스마트폰과 함께 관련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모시기 경쟁이 과열, 번호이동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