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제조업 르네상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본 (재정)정책이 뒷받침 돼야 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자본·기술의 3박자를 바탕으로 한 '분수효과(trickle up effect)' 처방만이 제조업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7%에 불과하다. 전월 73.8%보다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0개 공장 중 7곳 만이 정상적으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제조업 가동률은 2017년 70%대 붕괴 직전까지 갔다가 지난해 여름 75%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다시 추락 중이다. 문제는 일시적 가동률 상승마저 호황기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산업 구조조정과 설비 감축으로 생산 능력의 총량이 떨어진 것이 전체적인 가동률 하락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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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동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해 현장에서의 생산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논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생산에 비해 노동력을 많이 투입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생산이 떨어져도 노동을 줄이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노동시장 유연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 소득은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나오고 정부 재정도 기업에서 나온다"며 "기업의 핵신과 생산성 향상을 기해야 제조업 살리기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탄력근로제나 임금피크제와 같은 제도를 현장에 맞게 적용해야 유연성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전제는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조업 지원과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도 절실하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경남 통영을 첫 사업지로 선택한 지역 맞춤형 뉴딜대책이 대표적 지원책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규제완화를 포함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게 대책의 내용이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부가 '산업기술 유출 근절 대책'을 발표한 것은 기술 경쟁력 제고 차원의 방안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교수는 "새로운 원천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개발한 기술을 잘 보호하고 이를 응용기술로 활용해 사업화 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제조업 활성화를 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권대경 기자 kwon2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