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주관사 희비 가른 '실권주·신주인수권'

미래에셋·유안타, 카페24 워런트로 흥행…KB, 이리츠코크렙 실권주 손해

입력 : 2019-01-07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의무인수물량 외에도 신주인수권을 받거나 일반공모 미달시 실권주를 떠안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신주인수권을 통해 차익을 거둔 반면, 실권주를 인수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표정이 엇갈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은 IPO를 주관한 기업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2월 카페24(042000)의 대표주관사로서 미래에셋대우는 5만7000주, 유안타증권은 3만3000주를 취득했는데, 카페24 주가가 오르면서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수익을 올린 것이다. 
 
신주인수권은 대표주관회사가 기업의 IPO주관 업무를 수행한 보상으로 해당 기업의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다. 상장 후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공모가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상장 후 3개월 이후부터 18개월 이내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9만주의 지분을 약 51억원에 매입할 수 있었다. 5월 말 당시 카페24 주가가 17만원선이었음을 감안하면 153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을 3분의 1 가격에 취득한 것이다. 카페24의 최근 주가가 10만원을 밑돌고 있으나 공모가 5만7000원에 비하면 지분가치는 여전히 높다. 
 
 
올릭스(226950)휴네시온(290270)의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도 신주인수권으로 이득을 봤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월 보유 중이던 올릭스 신주인수권 4만주를 행사해 약 14억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가 약 25억원임을 감안하면 최소 10억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현재 올릭스 주가는 그때보다 조금 하락했지만 여전히 공모가를 웃도는 6만원이어서 지분가치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반면 휴네시온의 경우 신주인수권 5만주를 확보했으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상장 후 3개월)부터 주가가 공모가 1만원을 밑돌면서 신주인수권으로 차익을 내기는 어렵게 됐다.
 
일반공모 청약 미달로 주관사가 실권주를 떠안은 증권사들도 표정이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월 상장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대표 주관사로, 일반공모 미달로 인해 실권주 약 67만주를 인수했다. 공모가 1만5000원으로 계산하면 약 1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상장 후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가 급등하며 2만1000원대까지 올라 현재 67만주의 지분가치는 140억원 이상이다. 공모 부진으로 물량을 매입했지만 지분가치는 오른 셈이다. 
 
SG(255220)의 실권주 46만주를 인수한 대신증권도 공모가 6000원을 웃도는 가격에 지분을 매각해 손실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권주는 보호예수기간이 없어 상장 직후 매각이 가능하다. 
 
이리츠코크렙(088260)크리스에프앤씨(110790) 두 기업의 실권주를 인수한 KB증권은 반대의 경우다. KB증권은 지난 6월 이리츠코크렙 인수단으로 참여해 실권주를 떠안았다. 약 2개월 뒤 KB증권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해 이리츠코크렙 물량을 전량 매각했다. 알려진 매각가는 주당 4550원으로, 공모가 5000원보다 낮아 손실이 났다.
 
크리스에프앤씨의 경우 KB증권이 실권주 약 41만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표주관사로서 2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KB증권은 지금도 해당 지분을 갖고 있으나 크리스에프앤씨 주가가 공모가 3만원을 밑도는 2만4000원대까지 밀려 평가손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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