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세대(5G) 통신의 가장 큰 변화는 미디어와 게임 분야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디어와 게임에서 5G와 롱텀에볼루션(LTE)의 가장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합치기로 발표한데 이어 미국 지상파 싱클레어와 합작회사(JV)도 만들기로 했다. 박 사장은 "옥수수(SK브로드밴드의 OTT)와 푹(지상파 3사의 OTT)의 연합으로 콘텐츠 플랫폼을 제대로 만들 것"이라며 "여기에 자본을 유치해 대작을 내놓으면 콘텐츠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박 사장은 "5G 요금제와 비즈니스 모델(BM)을 연결시킬 가장 좋은 요소는 게임"이라며 "5G로 늘어난 수익을 블리자드 같은 원천 저작자와 공유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또 그는 5G 시대에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한 요소로 제로레이팅을 꼽았다. 제로레이팅은 특정 콘텐츠를 사용할 때 소비되는 데이터의 비용을 콘텐츠 제작사(CP)가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5G 통신정책협의회에서 제로레이팅 활성화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제로레이팅에 대한 사전 규제는 없다. 제로레이팅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만 할 수 있어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박 사장은 "푹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하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푹과 옥수수의 통합은 올해 1분기 중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푹과 옥수수의 통합 OTT 애플리케이션을 삼성전자의 차기 갤럭시 모델에 네이티브 앱(기본 탑재 앱)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걸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5G 시대에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사장은 "폴더블폰은 미디어 스트리밍에 적합한 기기"라며 "5G망과 폴더블폰이 결합된다면 미디어와 게임에서 기존 망·기기에 비해 가장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글로벌 기업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양자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센서와 주차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자율주행 중 여러 상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분석하는 기술은 우리가 구글보다 낫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 화두가 된 택시 호출 서비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SK텔레콤의 가입자는 궁극적으로 택시를 탈 때 현금을 내지 않고 포인트로 차감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기사에게도 혜택이 더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택시 호출 서비스 T맵택시를 운영 중이다. 이달 말까지 SK텔레콤 가입자들에게 택시비 10% 할인 혜택(월 5회, 회당 최대 5000원)을 제공한다.
그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애널리스트나 시장이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방안을 검토해 올해 중으로는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