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올해 상반기 전에는 개성공단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에 방북승인을 신청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3차례 방북승인이 불허됐고, 문재인 정부에서 3차례 유보결정을 받았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참여연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장 시설물 점검을 위한 기업인들의 방북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기업생존을 위한 정당한 보상대책을 세워달라"며 "남북 정부는 개성공단을 국제사회로부터 예외로 인정받기 위한 설득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접수했다. 방북일정은 우선 16일 하루로, 규모는 1사 1인으로 산정해 179명 규모다.
신한용 비대위 대표공동위원장은 "엊그제 중소벤처기업인과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은 어렵지 않다고 말씀했다. 이번에는 방북신청 승인을 확신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전에는 반드시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정기섭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왜 이렇게 정부가 소심한 자세로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기업인들은 3년 동안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 비상 국면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 고통은 심각하다. 희망고문이 언제까지 될 것인가"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무기한 희망고문을 하지 말라. 전임 대통령의 위법한 구두 지시로 갑자기 폐쇄된 이후 입은 개성공단기업인들의 손실은 대한민국 기업인들이 입은 피해다. 정당한 피해 보상을 하고 (책임지지 못할 바엔) 차라리 개성공단은 없어져야하는 거 아니냐"라고 사견을 전제로 말했다.
성현상 개성공단 피해대책분과위원장은 "정부가 기업인들의 피해에 대해 상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처럼 인식이 돼 있지만 기업인들이 실제 보상받은 것은 하나도 없다"며 "개성공단이 재가동돼도 막대한 피해로 정상경영이 가능하겠느냐. 기업경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정당한 보상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15개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한편 통일부 측은 이번 입주기업인들의 방북신청에 대해 기업인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개성공단 자산점검 측면에서 검토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이해관계, 북한과 협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개성공단 재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