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우리은행(000030)이 약 4년 만에 금융지주 체제로 복귀했다.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를 해체한 우리은행이 다시 금융지주 체제로 공식 전환하면서 국내 금융권은 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 등 5대 금융지주 구도 형성으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1대 1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및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6개 자회사로 국내 금융지주 경쟁체재에 복귀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국내 금융권 인수·합병(M&A)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과거 민영화 당시 증권, 보험 등의 자회사를 매각한 만큼 금융지주 재출범으로 몸집을 키워야하기 때문이다.
M&A를 위한 자금 확보도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20%만 출자할 수 있었으나 금융지주로 전환하면서 출자 한도가 130%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출범 첫 해인 올해에는 자금 부담이 덜한 금융사를 중심으로 M&A를 진행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내부등급법보다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하는 만큼 덩치가 큰 금융사를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또는 보험사보다는 중소형 캐피탈사나 부동산신탁사, 자산운용사 등의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당장 대형 매물을 인수하기는 어렵지만 머지않아 대형 금융사 인수도 가능해지는 만큼 대형 M&A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동시에 이끄는 손태승 회장의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꼽힌다. 전 계열사 당기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90% 이상인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수적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16개 손자회사를 지배할 예정인 만큼 손 회장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 손자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비은행 부문 강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출범 첫 해인 올해에는 본격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내년부터 경쟁사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금융권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경쟁사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고 과거 위상을 되찾을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