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상승세 속에도 세포치료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음에도 해외 선진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수출실적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14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산 세포치료제 수출 실적은 30만달러(약 3억3700만원)로 2016년 41만달러(약 4억6100만원)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이 29% 증가(1조2346억원→1조5471억원)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바이오시밀러와 보툴리눔 톡신 등의 다른 바이오의약품군이 폭발적인 해외 성장세로 국산 전체 수출실적을 이끈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입지다. 바이오시밀러가 포함된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최근 5년간 연평균 81%의 성장률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의 72%를 차지하고 있고, 보툴리눔 톡신은 전년 대비 101%나 수출량이 증가했다. 수출 규모 역시 1조1139억원과 1145억원으로 세포치료제와 큰 격차를 보였다.
국산 세포치료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견줘 부족함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항목인 줄기세포치료제의 경우 전 세계 허가받은 7종의 치료제 가운데 4종이 국산제품이다. 하지만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이 아직까지 세포치료제에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내수시장도 협소해 기업 성장이 원활하지 않다.
2013년 10개 제조소에서 12개 품목을 생산하던 국산 세포치료제는 2017년 9개 제조소 13개 품목으로, 품목은 단 1종 늘고 제조소는 1군데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수출품목은 메디포스트가 홍콩으로 수출 중인 관절 치료제 '카티스템'뿐이다. 다만 업계는 현재의 상황만으로 세포치료제의 가능성을 속단하는 것은 경계한다. 해외 시장 흐름과 무게감에 따라 조명 받는 치료제 시장이 이동하는 만큼 향후 치료옵션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의약품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역시 주 무대인 유럽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시기가 불과 3, 4년 전 일이고 미국은 이제야 개방적 기조로 돌아섰다"라며 "자가 세포를 이용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세포치료제만의 강점이 존재하는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세포치료제를 만드는 메디포스트 연구원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메디포스트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