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5대 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000여명을 넘어섰다. 특히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진행된 희망퇴직의 경우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은행을 떠나는 직원들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작년 말 희망퇴직을 했거나 올해 신청할 인력은 2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대상자 2100여명 중 총 6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는 작년 희망퇴직 규모인 400여명의 1.5배 수준이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이미 임금피크제로 전환한 직원과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 1965년 이전 출생 팀장 및 팀원급 직원이다. 작년에는 임금피크제 전환 직원과 1965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나 이번에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이 추가되면서 희망퇴직 대상자가 1800여명에서 2100여명으로 늘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직위 및 나이에 따라 21개월에서 최대 39개월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지난 희망퇴직의 경우 최대 36개월치가 퇴직금으로 지급됐으나 이번에 3개월분이 많아졌다.
또 자녀 학자금 지원금 또는 재취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희망퇴직 1년 후에는 계약직 재취업 기회를 부여하고 2020년까지 본인 및 배우자에 대한 건강검진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오는 16일까지 임금피크제 진입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특별퇴직 신청 대상자는 올해 만 55세가 되는 1964년생 직원으로 약 330명이 해당된다.
특별퇴직자로 선정될 경우 임금의 약 31개월분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받으며 출생한 달에 따라 최대 5개월치 임금이 더 지급될 수도 있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했으나 올해 만 55세가 되는 직원들이 특별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에게 특별퇴직 기회를 제공키로 합의했다.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은행의 경우 약 23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0년 이후 출생자와 차장급 이하 일반직 중 1964년생 직원 중 작년 말 기준 근속기간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작년 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우리은행(000030)에서는 희망퇴직 대상자 500여명 중 400여명이, 농협은행에서는 610명의 신청자 중 597명이 희망퇴직자로 선정됐다.
이처럼 은행권 희망퇴직자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희망퇴직 대상자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뿐만 아니라 연령 및 직급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청년층 일자리를 확대해달라는 현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고 희망퇴직 비용 등을 감안해 올해가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희망퇴직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대상과 퇴직금 규모도 늘리는 분위기"라며 "또 정부에서 신규채용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채용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각 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