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은 15일 이사회가 김 회장의 행장 겸직에 대한 안건 논의를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개최를 이날 오후 4시에서 오는 18일 오후 4시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측은 "지주 회장 및 은행장 겸직에 대한 은행 내외부의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기 위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DGB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 11일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으로 추천하고 오는 2020년 12월31일까지 김 회장의 겸직을 결의했다.
자추위는 당시 "거듭 논의를 거친 공방 끝에 최종적으로 현재 경영 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해 조직 안정과 통합,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겸직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은행에서 추천한 후보자 2명을 포함한 6~8명의 역량과 은행장으로서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채용비리 관련, 비자금 관련, 펀드 손실보전 관련 등으로 인해 현재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고 덧붙인 바 있다.
그러나 DGB금융 자추위가 김 회장의 행장 겸직을 결정하자 대구은행 안팎에서는 '셀프 추천·겸직'으로 인한 권력 독점 논란이 일었다. DGB금융 자추위가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은행 이사회를 비롯해 대구은행 2노조(사무금융노조연맹 대구은행노조)에서 김 회장의 겸직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DGB금융 자추위는 지난 14일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으로 인한 권력 독점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 체제하에서 채용비리를 비롯해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지배구조를 개선한 만큼 권력 독점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DGB금융 자추위는 "김 회장 취임 이후 추진된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에 따라 이사회의 경영감시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며 "객관적인 임원 인사제도 마련과 2년 한시 겸직 체제임을 감안할 때 과거와 달리 권력 집중에 따른 폐단이 발생할 개연성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이사회가 김 회장의 행장 겸직 여부 결정을 오는 18일로 미루면서 이때까지 내부 의견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겸직 안건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