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2018 기업호감지수(CFI)가 53.9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47.6점에서 2017년 55.8점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한 해 만에 다시 뒷걸음질 쳤다.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가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50점을 넘으면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더 많은 것이고 50점 미만이면 그 반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호감도가 모두 하락했다. 대기업 호감도는 전년 대비 3.2점 하락한 49.0점으로 기준치를 하회했다. 중소기업 호감도는 58.4점으로 1점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경제의 구조적 하락 속에 체감도가 가장 큰 일자리 창출과 투자가 국민 기대에 다소 못 미쳤고, 일부 경제적 이슈에 대한 기업과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호감도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각 부분별 호감도 지수를 보면, '기업의 경제적 기여' 점수는 62.8점으로 전년 대비 2.5점 하락했다. '사회적 공헌'은 46.9점, '규범·윤리 준수'는 44.2점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 공헌이나 규범·윤리준수 등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에 여전히 못 미치는 가운데 기업의 경제적 기여도에 따라 호감지수의 등락이 좌우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일부 업종의 슈퍼호황으로 경제 부진이 일부 가려졌다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올해 체감경기 지표가 본격 하락하면 호감지수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들은 '국가경제 발전 기여'(42.4%)를 1순위로 꼽았다. '일자리 창출'(36.9%), '국가 브랜드 향상'(12.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국민들은 '준법·윤리경영 미흡'(44.4%)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후진적 기업문화'(20.5%), '일자리 창출 부족'(19.0%) 등 순이었다. 

 

기업인들이 도전정신을 더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이 활발한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46.4%)는 응답이 '그렇다'(20.6%)는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강화'(30.2%)를 꼽았다. '기술역량 강화 지원'(21.5%), '규제완화 통한 신사업기회 확대'(18.6%), '도전을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14.6%)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제도 개선을 통한 투자활력 제고에 나서는 한편, 기업들도 낡은 관행과 후진적 기업문화를 쇄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