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서로 마주 앉지도 않던 카풀·택시업계가 국회를 통해 대화를 시작했다. 모빌리티 상생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국회 밖에서는 두 업계가 각자 서비스를 준비하며 살길을 모색 중이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3차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22일 출범한 대타협기구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을 계기로 마련돼 23일 첫 회의를 여는 등 안건과 의제 설정을 진행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카풀 전면 반대를 강하게 주장하고 기구 내에서도 '자가용 유상운송' 등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 많아 상생 합의까지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22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두 업계는 각자 준비하던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카풀 서비스를 준비 중이던 스타트업은 최근 서비스 출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애초 업계는 카카오 카풀 진출로 시장 확대를 기대했다.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이 큰 만큼 이용자 유입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이용자를 노리는 틈새시장 전략이다. 그러나 카카오 카풀 시범서비스 개시로 택시업계 반발은 더 거세졌고 사회적대타협 기구 논의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더는 서비스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위모빌리티의 '위풀', 위츠모빌리티 '어디고' 등이 다음달 정식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들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카풀 드라이버를 모집 중으로 모집 기간만 2달을 넘겼다. 카풀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대타협기구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보면 해를 넘길지도 모르는데 서비스를 마냥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다음달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출시한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가 5%씩 공동출자해 세운 티원모빌리티가 내놓을 콜택시 앱 '티원택시'다. 티원택시는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할 때 목적지를 입력하지 않도록 했다. 카풀 찬성 여론이 높은 이유 중 하나인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고 다가올 카풀 산업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다. 택시단체 관계자는 "서비스 준비는 모두 완료한 상황"이라며 "늦어도 2월 초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업계가 손을 맞잡은 사례도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 택시 고급화, 택시 수익구조 개선 등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고급 택시 서비스, 택시 호출 시스템 개편 등 사업을 모색한다. 외국어 지원 택시서비스 '인터내셔널 택시'를 중개 중인 KST모빌리티는 우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친숙한 우버앱을 통해 인터내셔널 택시를 호출하는 방식이다. 28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위모빌리티가 출시를 준비 중인 카풀 서비스 '위풀'. 사진/위모빌리티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