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연휴에 근로자들이 쉴 수 있도록 대형유통매장의 의무휴업이 확대되고 편의점주의 자율영업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가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응태 기자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는 30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등에 의무휴업을 도입하고 편의점의 실질적인 자율영업 선택권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먼저 대형유통매장에서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이 본사의 방침에 따라 주말 등 휴일에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월 2회 의무휴업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만 적용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 같은 의무휴업 대상을 백화점과 면세점 등 복합쇼핑몰로 확대하고 월 4회로 휴일 기간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은 점포의 성격과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김남근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유통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 명절에도 백화점 노동자 일을 하도록 강요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다른 백화점이 문을 열어도 백화점 노동자를 위한 문을 닫고 휴식권을 줄 수 있는 모범 유통 업체들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편의점 점주들의 자율영업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편의점에서 운영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는 사실상 편의점 본사는 야간영업을 고수하고 점주의 자의적 휴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맹사업법에 따라 3개월 이상 심야시간(오전 1시~6시) 적자가 지속되면 심야영업 중단을 요청할 수 있지만, 심야영업을 하지 않으면 100만원에 달하는 전기료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 측의 설명이다. 박지훈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 대표는 "CU 본사는 지난 25일 점주협의회가 요구하는 협의안을 전면 거부하고 전산과 물류 등 인프라 외에 점주에 집적적인 투자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카드 수수료로 인하로 인해 60억~200억의 수혜를 입었으나 이 마저도 상생지원금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 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회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영업시간 제한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주 1회 휴일 시스템 도입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 상생지원금 차이를 두지 않고 편의점들이 자율영업을 할 수 있는 업체의 상생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통대기업의 매출 경쟁에 노동자와 점주가 희생이 용인되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라며 "이제는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