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LPi 하이브리드에 대한 냉담한 시장의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판매는 조금 늘었지만 이 역시 대폭적인 가격할인에 힘입은 바가 커서 본격적인 시장의 온기로 평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애초에 잡은 판매목표는 아반테 하이브리드의 경우 월1300대,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월 800대였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출시이후 첫 세달간만 1000여대를 넘겼을 뿐 지난해 10월에는 월 판매가 600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 2월에는 266대 판매로 바닥을 찍었다.
출시 초기에 판매가 많았던 것도 친환경차량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지자체와 기업이 대량구매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 3월에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800여대가 팔려 판매가 호전되긴 했지만 친환경 차량에 대한 세제지원에다 290만원의 이례적인 신차할인이 더해져 얻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차량 자체에 대한 신뢰나 호감만으로 차를 사지는 않은 셈이다.
원인은 비싼 가격과 좋지않은 연비가 꼽힌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쏘나타급을 살 수 있는 가격대인데다 가솔린에 비해서 연료효율마저 떨어져 연비가 리터당 10km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소비자들로서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사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상황 타개를 위해 가격인하 정책과 함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를 갖췄으며 동급 가솔린 쏘나타보다 최대 40% 가량 연비를 개선했다고 현대차측은 설명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 총괄본부장(사장)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도요타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경쟁모델인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10% 이상 연비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올 10월 미국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첫 출시할 계획이며 곧이어 로체 하이브리드 모델도 시판에 들어간다. 국내판매는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현대차 하이브리드의 안착여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채희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 자체가 아직은 낮은 수준이라 당장 시장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이브리드 후발주자로서 현대기아차의 설움은 아직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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