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1세대 로드숍이 화장품 소비 패턴의 변화로 매출이 부진하자 H&B스토어 입점 및 온라인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로드숍의 대응이 기존 단일 점포 가맹점의 매출을 감소시킬 수 있어 점주들과의 갈등이 점화될 전망이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 화장품 매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1세대 로드숍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이를 타개할 방안에 나서고 있다. 로드숍은 K-뷰티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매장이 늘어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올리브영, 롭스 등의 복합 매장 H&B스토어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17년 국내 로드숍 시장 규모는 2조290억원으로 2016년(2조8110억)에 비해 28% 가량 감소했다.
이에 로드숍은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H&B스토어 입점과 홈쇼핑으로의 채널 확장을 추진 중이다. 토니모리가 대표적이다. 토니모리는 로드숍 시장 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세포라 등 H&B스토어로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5년에 세포라 유럽 전 매장에 입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멕시코 매장에 입점시켜 남미 시장을 공략했다.
다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포라 국내 출점이 올해 3분기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국내 매장까지 토니모리가 입점된다면 가맹점주와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맹점주의 원브랜드 점포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아져 매출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H&B스토어에 입접해 직판을 늘릴 경우 점포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본사는 H&B스토어 입점에 대한 홍보나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점주들은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몰 강화 역시 점주들이 걱정하는 로드숍 판매 전략이다. 온라인몰 판촉을 강화할 경우 기존 점포는 소비자들의 제품 테스트 점포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의 주요 로드숍들은 온라인 구매가 성장하는 추세에서 온라인 판매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879억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해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다.
결국 이 같은 시장 판매 흐름 변화에 로드숍이 판매 구조를 다변화시키면서 기존 단일점포 점주와 본사 간 벌어지는 진통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드숍이 어려운 상황이라 세일 기간도 가맹점주 보호 차원에서 온라인에서는 하루 일찍 마감하는 등 조정하고 있다"라며 "가맹점주협의체와 불만 사항이나 상생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