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보수 야당이 총체적 난국이다.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대 연기를 둘러싼 내홍에 휘말렸고, 바른미래당은 창당 1주년을 맞아 당 진로를 모색했으나 여전히 정체성 갈등만 확인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 긴급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박관용 위원장(왼쪽)이 김석기 부위원장과 의견을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일정 변경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는 없으며, 일정 연기를 재고한다는 등의 얘기는 없었다"면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못박았다.
이같은 선관위의 입장은 날짜 변경 무산 시 전당대회 불참을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를 포함한 6명의 당권주자들의 요구에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은 지난 10일 2·27 전당대회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유력주자로 꼽혀온 홍 전 대표는 이날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바른미래당도 창당 1주년을 맞아 당 정체성 정립을 시도했지만,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는 등 갈등만 재확인했다. 바른당은 지난 8~9일 의원 연찬회를 열고 6시간30분 동안 끝장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 의원과 옛 국민의당 출신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당 정체성을 두고 이견이 표출됐다. 국민의당 출신인 주승용 의원은 "'진보인가, 아니면 보수인가'라는 정체성 논란은 소모적이라고 본다"면서도 "바른미래당이 보수정당이라는 (유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