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정부가 규제샌드박스 1호로 수소차 충전소 도심 설치를 허가하면서 현대자동차가 주도하는 수소차 시대로의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는 서울 도심에 충전소가 설치되면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감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과제는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수소 생산·이동·저장 기술의 발전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1일 “국회에 수소차 충전소 설치가 주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소차 인프라가 확대되면 우리의 수소차 장기 로드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충전소의 절대 숫자는 부족하지만 이번 규제개선이 수소차 대중화에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동안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하려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3~4개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규제개선으로 수소차 인프라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수소차 충전소는 정부부처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설치가 쉽지 않았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른 수소차 충전소 확대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의 근본”이라며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도 수소차 충전소 설치가 수월해지면 수소차 대중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과제는 수소차와 관련한 기술 개발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수소차에 대한 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연료전지시스템 제 2공장 신축 기공식을 열고,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연료전기 스택의 생산 능력을 70만 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조6000억 원의 투자와 5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수소차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수소 저장 탱크의 고도화다. 기본적으로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에 대한 안정성은 물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압축 용량을 늘려야 한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초기 수소연료전지차 모델은 200기압 수준이었으나 고압저장탱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350기압, 최신 모델들은 700기압까지 압력을 높여 수소를 저장하고 있다. 초기 싼타페 모델은 한번 수소 충전으로 160km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초고압저장탱크가 적용 되면서 투싼 연료전지차는 400km 이상, 최신 넥쏘는 600km이상 달릴 수 있게 됐다.
수소 생산과 관리에 대한 기술도 중요하다. 현재 수소의 생산은 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소전지차 시장이 커지면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친환경 발전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따라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기 보다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비용이 싼 곳인 호주, 중동, 아프리카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압축이나 액화를 시켜 가져온 후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게 정부의 수소 경제의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저장 시설과 물류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 일본은 액화 수소 저장소, 로컬 수소 저장과 공급 인프라에 투자를 하고 있다.
수소차 발전의 발목을 잡았던 비싼 연료전지의 가격도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단 나노입자 연구팀은 연료전지 촉매의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안정성은 대폭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성영은 나노입자 부연구단장은 "현재 연료전지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값비싼 백금 촉매 사용과 낮은 내구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연료전지의 효율 극대화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추후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산업적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