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코스피지수 1700선 돌파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이틀새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는 등 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펀드환매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증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펀드환매가 증시의 상승기조를 꺽진 못할 것이며 이러한 국면에서 섣불리 펀드환매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펀드환매..상승기조 못꺽어
전문가들은 우선 펀드환매 규모가 증시의 상승추세를 저해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펀드환매가 증시의 상승탄력에는 부담이 될 순 있으나 방향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최근 펀드환매가 1700선 이상에서 유입된 모든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므로 실질펀드환매 부담은 단순 지수대별 자금순유출입보다 작다는 것.
그는 "1700선대에서 유입된 펀드자금은 단순집계 기준으로 5조원 수준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일정부분은 2008년 4~5월 중순 1900선대에서 환매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펀드로 유입된 자금 중 53%가 환매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적립식 펀드이므로 실질 환매부담은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출회되는 펀드환매 물량은 차익실현 혹은 원본회수용이지 지수에 악영향을 줄 급성 혹은 악성매물이 아니다"며"지수에 충격을 줄 정도로 매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펀드 환매 규모 이상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시장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곽 연구원은 "지난달 1일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의 순유출금액은 3조원,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6조8000억원으로 외국인 매수규모가 펀드환매압력을 소화해내기에 충분한 규모라며 증시의 상승기조를 꺽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도 "현재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펀드환매로 인한 매도압력이 아니라 이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외국인의 매수세"라며 "외국인이 쓸어담고 있는 수출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 구간인 만큼 이 추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지금 환매하면 또 따른 투자기회 놓치는 셈
전문가들은 따라서 "증시의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원금보전의 욕구때문에 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환매는 1700선을 고점으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혹은 원금보존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본격적 경기 회복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만큼 지금은 환매할 타이밍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 환매한다면 향후 더 높은 투자수익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도"한국증시는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더불어 외국인의 매수세로 고점을 더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승여력이 다했을 때 뒷북투자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도한 펀드환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