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1567억원으로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작년 실적은 지난 2017년 당기순이익 2조9179억원보다는 8.2%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3조 클럽'을 달성했다.
특히 2008년부터 9년 연속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지켜오다 2017년 KB금융에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이번에 다시 1위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689억원으로 2017년 3조3114억원보다 7.3%(2425억원) 감소했다.
리딩 금융그룹 자리 교체에는 일회성 비용 증가와 엇갈린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영향을 끼쳤다.
KB금융의 경우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에서 지난달 희망퇴직 비용을 비롯해 특별성과급으로 각각 2860억원, 185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지난 2017년 희망퇴직 비용이 15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도 해당 비용이 비슷한 수준일 경우 KB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3조20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실적 하락과 관련해 "희망퇴직 확대로 인해 일반관리비가 증가하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손해보험업 부진에 따른 기타영업손실 증가로 인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의 엇갈린 실적도 리딩 금융그룹 자리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KB증권의 경우 연간 당기순이익이 2017년 2717억원에서 작년 1788억원으로 34.2%(929억원) 급감했으며 KB손해보험 역시 같은 기간 3303억원에서 2623억원으로 20.6%(68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을 비롯해 캐피탈, 생명보험 등의 계열사 실적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국민카드의 실적이 2017년 2968억원에서 작년 3292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증권, 캐피탈 등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실적이 2017년 9138억원에서 작년 5194억원으로 43.2%(3943억원) 감소했으나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2119억원에서 2513억원으로 18.6%(394억원) 증가했다. 또 신한생명의 실적 역시 지난 2017년 1206억원에서 작년 1310억원으로 8.6%(104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약진을 통해 그룹 차원의 경상이익 창출 능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일회성 비용 증가와 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내줬지만 올해 경쟁이 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포함되는데다 작년 10월 인수한 아시아신탁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도 기다리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일회성 비용 증가로 작년 실적이 감소한 만큼 올해 1위 자리 재탈환을 노릴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으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설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영업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 등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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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