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5대 금융사가 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에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분위기는 다소 엇갈린 모습이다. 이들 금융사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은행 등 5대 금융사 중 상당수가 작년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엇갈렸다.
이날 작년 실적을 발표한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과 농협캐피탈 등의 실적이 상승했지만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의 실적이 대폭 하락했다.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017년 265억원의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에는 20억원으로 92.4%(245억원) 급감했다. 특히 2017년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농협생명의 실적은 작년 114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상당수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하며 1년만에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에 내줬다. KB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788억원으로 지난 2017년 2717억원보다 34.2%(929억원) 감소했으며 KB손해보험의 실적 역시 2017년 3303억원에서 작년 2623억원으로 20.6%(680억원) 줄었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카드를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상승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017년 2119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작년 2513억원으로 18.6%(394억원) 증가했으며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206억원에서 1310억원으로 8.6%(104억원) 늘었다.
신한카드의 실적은 2017년 9138억원에서 작년 5194억원으로 43.2%(3943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실적에 충당금 모형 변경 관련 환입 및 비자카드 매각익 등의 일회성 손익 4670여억원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작년 실적 하락은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캐피탈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95억원 1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33.2% 증가했으며 하나금융투자의 실적 역시 2017년 1463억원에서 작년 1521억원으로 4.0%(58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작년 각각 1265억원, 3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실적보다 각각 25.0%, 59.0% 증가한 규모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 성장 한계에 대비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힘써온 만큼 중요성과 비중이 더 커졌다"며 "작년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실적에서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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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