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비리 910곳 182건 적발

임직원 288명 수사징계…수사의뢰 비리 절반 '의료'

입력 : 2019-02-20 오후 3:21:59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규직 채용시험에서 합격자 추천순위를 조작하거나 관련 자격증이 없는 직원 자녀를 최종 합격시키는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채용 비리를 저지르거나 관련 규정이 불분명한 공공기관이 910곳에 달했는데 총 182건이 채용비리로 적발된 것이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 및 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약 3개월간 공공기관 1205곳을 대상으로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910곳에서 총 182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이중 부정청탁·부당지시 및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은 수사를 의뢰하고, 채용과정상 중대·반복 과실 및 착오 등 146건은 징계·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채용비리와 관련해 수사의뢰나 징계대상에 포함된 현직 임직원은 288명에 달한다.
 
특히 의료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심각했다. 수사를 의뢰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19건 중 7건이 의료기관에서 나왔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면접위원이 배점기준을 초과해 점수를 부여하거나 필기시험 성적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아 합격대상자와 불합격대상자가 바뀌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은 상급자 지시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닌 비 상시업무 종사자 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가 걸렸다.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한 병원에서 특정 업무직 채용에 조카가 응시한 사실을 알고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채용담당부서가 의료 관련 자격증이 없는 직원의 자매와 조카, 자녀에게 응시자격을 임의로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박은경 권익위원장은 "2017년 특별점검과 사후조치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뿌리 깊은 채용비리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하게 돼 안타깝다""정부는 채용비리와 같은 특혜와 반칙을 없애고 공정채용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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