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아직 매듭짓지 못한 의제협상이 이르면 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방안과 미국의 상응조치를 두고 어디까지 의견접근을 이룰지가 관건이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논의 실무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오늘 하노이로 떠나 다음 주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만나 실무협상을 하고 양측 간 의제조율에 나선다.
비건 대표와 김 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에서 만나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제재 완화 등 구체적인 의제를 놓고 협의한 바 있다. 당시 회동에서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확인한 점에 비춰볼 때 본격적인 의견조율은 이번 2차 실무협상에서 이뤄지게 된다. 하노이에 먼저 도착한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전 접촉했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가운데 비건 대표와 김 대표가 마주앉으면 협상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연결과 경제협력(경협) 사업에서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가운데 북미 협상에서 남북경협 카드가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북미 양측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보길 원한다"면서도 "핵·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게 없다"고 밝혔다. 기존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대북제재 유지 가능성을 남겨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대외선전매체 '려명'을 통해 "시대발전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려는 것은 북미의 공통된 지향"이라며 "하루빨리 과거를 매듭짓고 시대발전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관계수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비핵화 방침에 걸맞은 상응조치와 적대관계 청산을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주군 창설 방안 관련 '우주정책명령 4호' 서명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북미협상 관련 "북한의 핵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