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3일 모바일 사전투표와 24일 시·군·구 현장 사전투표를 마쳤고 이제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현장투표만 남았다. '황교안 대세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대표가 누가 되든 한 단계 더 강화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25일과 26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전당대회 당일인 27일에는 대의원 현장투표 결과 등을 합산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현재까지 판세를 종합해보면 후보 간 경쟁구도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안팎에선 황교안 후보가 '1강'을, 오세훈·김진태 후보가 '2중'을 이룬다는 얘기가 많다.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리얼미터가 20일에서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층으로 한정할 경우 황 후보가 60.7%로 1위였다. 김 후보(17.3%), 오 후보(15.4%)가 뒤를 이었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황 후보(52%)가 오 후보(24%), 김 후보(15%)를 압도했다. 한국당 대표 경선은 책임당원·일반당원·대의원의 투표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30%는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반영되기 때문에 당심의 향배가 결정적이다. 당내 지지세가 탄탄한 황 후보의 대표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전대에서는 당선자 뿐 아니라 2위 싸움도 관전포인트다. 2중으로 꼽히는 오 후보와 김 후보를 놓고 민심과 당심을 종합해봤을 때 예측이 쉽지 않다. 정두언 전 의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후보가 되면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가 나오는 건데, 오 후보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그래도 오 후보는 어찌 보면 중도 쪽 사람들이 조금 호감을 갖고 있는 후보인데, 그마저 3위로 밀려나면 한국당은 대한애국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대 과정에서 호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슈가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논란은 황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재점화했다. 황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 여부에 대한 물음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
전대 이후 당 정체성이 완전히 '우향우'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의 우경화는 한국당 입장에서 주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손해가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남권을 제외하고 다양한 성향의 유권자가 뒤섞인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에는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한국당 의원들의 징계 처리 여부 결정도 새 지도부가 대면해야 하는 숙제다.
신임 대표의 정부·여당에 대한 대여공세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당장 4·3 재보선만 해도 정권 중간심판론과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첫 선거라는 상징성 탓에 사안마다 정부·여당과 부딪히며 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들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황교안·김진태 당대표 후보.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