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여는 주류업계)②한국산 '브랜드 지운' 맥주가 수출 효자

오비맥주 ODM '블루걸', 홍콩 시장서 11년째 1위

입력 : 2019-02-25 오후 10: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입액 증가 폭을 따라잡지 못해 매년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맥주 수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출액은 1억5444만달러로 전년보다 37.3% 증가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제조업체는 현재 맥주 30~40종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수출하는 맥주 중에는 일본의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의 제품도 포함된다. ODM 방식은 제조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로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공급하는 수출 형태로 주문자 요구대로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 한 단계 높다.
 
대부분 현지 유통업체 PB(Private Brand)로 판매되는 ODM 방식은 제조업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비맥주가 홍콩에 수출하는 '블루걸'은 현지에서 11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판매업체도 제품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988년 젭슨그룹과 계약을 맺고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블루걸'을 OD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는 중국 본토와 비교해 유럽 스타일의 진한 맛을 선호하는 홍콩인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5도짜리로 제조해 공급했다. 또 2010년부터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코올 도수를 4.5도로 낮춘 또 다른 '블루걸'을 만들어 젭슨을 통해 중국 본토에 판매하고 있다.
 
젭슨그룹에 따르면 '블루걸'은 1988년 수출 첫해만 해도 시장점유율 1%~2% 정도의 군소 브랜드였지만, 2007년 처음으로 14%의 점유율로 홍콩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계속해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홍콩의 맥주 시장은 필리핀 브랜드면서 현지에서 생산되는 '산미구엘'과 '블루 아이스' 등을 제외하면 다국적 수입 제품으로 구성돼 한국 시장과는 다르다.
 
이러한 가운데 닐슨 홍콩 기준 2017년 말 시장점유율은 '블루걸'이 23.57%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브라질의 '스콜'이 12.18%, 중국의 '칭타오'가 10.48%, 홍콩의 '블루 아이스'가 6.89%, '산미구엘'이 6.58%로 2위부터 5위에 자리 잡았다. 덴마크의 '칼스버그'가 5.77%, 일본의 '아사히'가 4.08%, 미국의 '버드와이저'가 3.10%로 뒤를 이었다.
 
한스 마이클 젭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강남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에서 열린 '블루걸' 수출 30주년 기념식에서 오비맥주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마이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홍콩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만과 마카오, 중국 본토 등지로 판로를 확대해 중화권 내 대표적인 프리미엄 맥주로 확고한 입지를 굳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0일 서울 강남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에서 열린 '블루걸' 수출 30주년 기념식에서 고동우(왼쪽) 오비맥주 대표가 한스 마이클 젭슨그룹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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