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차 소유도 없어지는 시대가 옵니다. 주차공유로 접근해서 공유차량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유모빌리티 사업 진출계획과 추진 전략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인 26일(현지시간) MWC 2019에서 공유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사진/한컴그룹
김 회장은 "자율주행과 승차공유 등으로 자동차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자동차에 대한 소유 개념 자체가 변화하면서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어, 스마트시티 측면에서도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16년 전체 자동차 관련 시장 매출액 중 승차공유는 1%가량 차지했지만, 2030년 승차공유가 3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세계 차량공유 시장 규모가 2025년에 2000억달러(약 226조원), 2040년이면 3조달러(약 3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컴그룹은 지난해 본격적인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해 태스크포스팀(TFT)를 발족, 공유를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정립했다.
우선 인수를 통해 공유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컴그룹은 올해 초 계열사 한컴MDS를 통해 주차공유 플랫폼 업체 미래엔씨티를 지분 46.8%를 인수, 한컴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본격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컴모빌리티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의 차량감지 레이더 센서를 개발해 CCTV와 함께 주차공간에 설치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주차공간, 주차차량 상태 확인이 가능한 공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유휴 주차장이나 개인이 보유한 주차 공간을 운전자와 실시간 연결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기업이 나 혼자 잘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세계 IT 기술이 있으면 제휴나 인수를 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의 1만2000여개 아이템은 전세계에서 만들어 내고 아마존은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사업도 공유의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컴은 한컴MDS의 지능형 사물인식 솔루션, 차량용 통신(V2X)기술 등을 결합해 주차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명을 한컴모빌리티로 변경함과 동시에 한컴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인지도 상승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의 거점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카쉐어링,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접목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컴의 통합 스마트시티 플랫폼 연동을 통해서 스마트시티의 핵심 데이터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초기 플랫폼의 콘텐츠를 강화해 사용자 확대에 집중하고, 동시에 주차장 수요가 높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차면 확보에 나선다. 전국 주차장의 70%가 서울 시내에 위치한다. 전국에 있는 탈 것의 80%도 서울에 있다.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모빌리티를 스마트시티사업의 중심축으로 육성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컴그룹은 다음달 중 중국의 한 대형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협력 등을 추진한다. 이어 4월에는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 전개를 통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결국 이런 서비스는 데이터 확보와 이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관건"이라며 "국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는 한국 내 규제때문에 쉽게 진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제휴를 통해 전 세계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