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양방향 통신으로 전체 근로자가 실시간으로 안전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과 즉각적인 안전조치가 가능합니다."(이태훈 한림기술 대표)
이태훈 한림기술 대표. 사진=한림기술
노동집약적인 건설 분야에 IT기술을 입혀 재해를 줄여나가는 기업이 있다. 2017년 설립된 벤처기업 한림기술이 그 주인공이다. 한림기술은 최근 가스센서형 위험알리미(S)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건설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겨울철 갈탄에 의한 일산화탄소 질식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건설현장에서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콘크리트 타설 후 그 경화 작용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작업)을 위해 갈탄난로를 사용해 보온을 하는데, 이로 인한 일산화탄소중독으로 많은 목숨이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휴대용 가스측정기는 근로자들이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고, 가스유출 위험이 있는 현장에서 직접 측정 후 작업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 탓에 무색·무취인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가스센서형 위험알리미(S)는 가스유출이 우려되는 현장에 설치하면 BLE(Bluetooth Low Energy)와 LoRa(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 기술) 통신망을 이용해 근로자, 관리자에게 실시간 측정정보를 전송해 위험여부를 원거리에서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스센서 위험알리미(S). 사진=한림기술
앱 자동알림 모습. 사진=한림기술
한림기술은 이외에 위험알리미 시리즈로 관리자형, 통신형·위험형, 장비외부형, 계측형·교통형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는 안전을 뜻하는 'Safety'와 연결, 융합 등을 뜻하는 'Connected'를 결합한 세이콘(SACON)으로 정했다. 한림기술의 이태훈 대표는 "건설 현장 전체에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무선통신망에 위험알리미S 등의 무선 센서를 설치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양방향 통신으로 전체 근로자가 참여해 실시간으로 안전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안전사고 예방과 즉각적인 안전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000억원 규모의 건설현장에서 100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한림기술의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부연했다. 무선 통신 기반이라 장치를 특정 장소에 고정할 필요가 없어 고정비가 들지 않으며, 현장의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지비 또한 거의 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태훈 대표는 건설업계 기술 분야에서 20년가량 일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건설 쪽에는 안전 관련 IT 제품 개발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전통산업인 건설에 기술집약적인 첨단정보통신을 융합해 적용한다면 건설업 재해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안전사회 조성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 보고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2017년 업종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은 재해자수 2만5649명, 사망자수 579명으로 재해자수, 사망자수 모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건설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기존 안전관리 방식이 관리자에 의한 일방향, 면대면 방식이다보니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전관리를 안전관리자 몇몇에게만 맡기는 현실인데, 때로 관리자의 판단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고, 안전사고 상황전파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한림기술 제품의 의미는 기존 일방향(관리자→근로자)의 안전관리에서 양방향(관리자↔근로자) 안전관리로 안전 패러다임을 바꾼 데서 찾을 수 있다. 측정정보는 근로자가 착용한 안전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알람이 가도록 돼 있어 별도의 경고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또한 측정정보를 앱과 웹으로 실시간 확인·저장할 수 있어 관리자 또한 효율적으로 안전 관련 데이터분석, 참고자료로 활용하며 더 안전하고 정밀하게 현장을 관리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한림기술은 30곳 이상의 현장에 제품을 납품했다. 올해는 제품 업그레이드, 추가 센서 개발 등을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스마트시티 건설안전시장에 진입할 생각"이라며 "현재 건설 쪽에 한정돼 있는데 전체 제조업 분야 안전 쪽으로 진출하는 것 또한 목표"라고 말했다.
한림기술의 안전 센서 제품들. 사진=한림기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