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최근 미 해병대는 콘크리트재 병영 막사를 3D프린터 기술로 지었다. 소프트웨어로 병영의 3D 모델을 만들고 이를 3D 프린터와 같은 원리의 건설 기계에 적용, 콘크리트를 적층해 면적 46㎡ 병영을 40시간 만에 건설했다. 3D 프린터 기술로 건축 시간이 단축되고 필요 인원도 줄일 수 있었다. 보통 목조 막사는 10명의 인원이 5일간 건축한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는 건설회사 등이 참여해 사람이 실제 거주하는 주택을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러시아에서도 이미 이 같은 발상으로 24시간 내 집 한 채를 뚝딱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3D프린팅 벤처집적지식산업센터 조감도. 사진/울산시
일본 마에다건설공업은 콘크리트용 3D프린터와 전용 시멘트 재료를 개발했다. 시멘트 재료를 펌프로 밀어 내면서 노즐로 뽑아내 적층하는데, 자유로운 형상의 건설 자재를 정밀하게 조형할 수 있다. 마에다건설공업은 관련 기술 벤처 또는 학계와 손잡고 상용화를 당기겠다는 계획이다.
타이세이건설도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 1.5m 시멘트재 재료를 출력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만들었다. 회사는 먼저 1.3m 대형기둥을 2시간만에 제작하는 실증실험에 성공했다. 추후 더욱 다양한 건설자재와 현장에서의 대형 구조물 시공 실현을 위해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십년간 기술 전환과 거리가 멀었던 건설산업이 최근 급변할 조짐이다. 프로세스 간소화 및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로 해외 선진 시장에서 건설 관련 디지털 기술 개발에 급진전이 있다. 지난해는 관련 벤처 시장에도 많은 투자금이 유입됐다. 시장 조사기관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내 건설 벤처기술 조달액은 2017년 7억3100만달러에서 지난해 324% 증가한 31억달러에 육박했다. 대규모 투자 계약 건이 몇 개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평균적으로 급성장 추세다.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들이 건설 분야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등 M&A도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정부도 3D프린터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보다 16.8% 증가한 59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를 통해 건설산업 접목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지속돼온 예산 투입에도 현장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민간에선 4차산업 IoT 등 IT기업과 제휴해 서비스 부문 발전은 있으나 자체 시공 기술 측면에서는 연구개발조차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가격 위주 시장 환경이 연구개발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고 불평한다. 업계 관계자는 “토목이나 집을 지어 건설사가 돈을 버는 데 대해 사회적 인식이 나쁘고 정부도 강하게 규제 압박하다보니 연구개발 투자가 원가절감에만 집중돼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