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에 돌입했지만, 여야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민생입법의 시급성을 이유로 손을 맞잡았으나, 정작 민생법안을 둘러싸고는 합의조차 이루지 않아 벌써부터 '반쪽짜리 정상화'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국회에 따르면 3월 임시국회는 자유한국당의 독자적 국회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국회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교착 상태가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손혜원 청문회'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여야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데다, 3월 임시국회의 세부 의사일정 등 조율 단계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여기에 선거제도 개편안, 최저임금제도 개편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 여부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안심사가 늘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별다른 소득없이 정쟁만 벌이다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장외 신경전 역시 계속됐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앞으로 어떤 이유로도 다시는 국회를 멈춰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쟁 대신 시급한 민생입법을 처리하는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 처리가 미뤄져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학습이 무산됐고, 국민 건강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법도 국회에 쌓여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3월 임시국회 방향과 관련해 "청년 일자리 도둑질을 밝히는 게 최우선 민생과제"라며 "지난해 12월 여야가 합의했던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제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는 곧 사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견제할 뜻을 시사했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어제 3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가 제출돼 7일날 임시국회가 개회돼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엄밀하게 말해서 제대로된 국회 정상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된 게 아무것도 없고, 임시국회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진행할지도 결정된 게 없다"며 "그럼에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마치 경쟁하듯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보이콧 경쟁을 하더니 이번에는 소집요구서 제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