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 암학회(AACR)'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종근당, 제넥신, 유틸렉스 등 국내 16개 항암제 개발사들은 오는 29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ACR에 참가해 각 사 연구결과 발표에 나선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은 스펙트럼과 제넨텍에 기술 이전된 포지오티닙과 HM95573의 신규 연구결과 중심으로, 유한양행은 합성신약 YH25248·항체신약 YH29143과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투여 시너지 효과 발표에 나선다. 종근당과 동아에스티도 각각 개발 중인 합성신약의 병용투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며 제넥신과 오스코텍, 유틸렉스, 큐리언트, 엔지켐생명과학 등 중소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각 사별 초기 연구를 발표한다.
이처럼 역대 최다 규모 국내 제약사 참가 속 진행된 AACR이 최근 연이은 국내사 기술수출 성과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AACR을 통해 발표되는 내용들이 대부분 초기 연구결과들이지만, 최근 유한양행의 사례처럼 유효성만 입증된다면 계약 성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약 8800억원 규모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전 임상 단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학회를 통해 후속 기술이전 계약들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3분기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에 주춤했던 제약바이오 업종도 분위기 전환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가 다음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분야 발전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맞물려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역시 AACR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 적극적 지원 의지와 AACR 이후에도 주요 암 관련 학회들이 이어지는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AACR의 초록 공개로 다수의 국내업체가 학회에 참가해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연구개발 트렌드에 부합함을 확인했다"라며 "관련 이벤트는 5월 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6월 초 미국당뇨학회(ADA)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