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노·사·정이 5개월 간 머리를 맞댄 끝에 마련된 합의문이지만, 원론적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 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7월 20일 발족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전병유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사노위 산하 의제별위원회인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는 5일 서울 종로 에스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노사정 기본인식과 정책과제에 관한 기본 합의문'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지난 2018년 7월 20일 발족 이후 5개월간 디지털 전환의 개념과 산업 및 기업의 적용 실태, 해외의 대응 실태, 노·사·정의 준비 정도와 대응과제에 대해 논의해왔다.
전병유 위원장은 “디지털 혁신에 따른 미래 위협을 대비하지 않는다면 경제사회에 많은 충격을 줘, 지속가능한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번 합의는 노사정이 함께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주요 방향과 과제에 대해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합의문에는 △변화하는 산업 및 고용 구조에 대비하는 노사정 협업모델 구축 △국민 역량개발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혁신방안 강구 △일자리 이동지원·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스마트공장의 효과적 도입 △노사정 융합적 공동조사·연구체계 마련 등의 과제가 담겼다.
노사정은 최근 카풀 등 우리 사회에 이미 도래한 플랫폼 경제와 신산업 출현에 따른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갈등 해소 방안 마련과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일자리 질 제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해당 산업의 실태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플랫폼 노동을 전통적 개념의 노동으로 볼 수 있는지, 기존 법 체계로 보호할 수 있는지 등의 쟁점과 관련해 아직 노·사간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문 작성에 참여한 이준희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논의는 전혀 새로운 발상과 토대가 전제가 된 이후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기존 전통적 틀에서 논의를 하다 보니 과거 노사관계 안목을 가지고 접근했던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명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 국장은 "이번 합의에서 노동자 대표 측이 가지고 있었던 우려와 고민이 충분하게 담겼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기존에 4차 산업 혁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정부나 관료, 전문가들 중심으로 논의됐던 것에 반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논의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노동 관련된 현재 실태에 대해서 아직은 정확하게 큰 틀에서 파악이 못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플랫폼 노동 관련 주요 쟁점과 논의 주제 관해 연구 용역 발주했고, 3월 초에 나오는 결과를 가지고 3월~4월 중 관련 의제에 대해 노사정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올해 7월 1기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디지털 전환 대응의 기본 방향과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7일에는 국제노동기구(ILO)와 ‘더 나은 노동의 미래를 위한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향후 도전과제를 놓고 사회적 공론화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