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그만두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권원강 회장의 퇴임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너경영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교촌에프엔비는 권 회장이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고 13일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경기 오산시 본사에 열린 창립 기념일 기념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라면서 "교촌이란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과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더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퇴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권 회장은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 외국 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 직업을 거치다 40세에 이르러서야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1991년 3월 경북 구미시에서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로 교촌치킨 운영을 시작한 권 회장은 전국에 간장치킨 열풍을 일으키면서 연 매출 3188억원의 치킨업계 1위 업체로 성장시키는 등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권 회장은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영업권 보호 정책으로 가맹점 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1000개를 돌파한 2003년 이후 15년 이상 950개~1100개 사이에 머물러 있다. 그러면서도 가맹점 매출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등록된 정보공개서(2018년 11월 기준)를 보면 교촌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450개 중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액 1위다.
한편 교촌에프앤비 신임 대표이사에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황 대표는 2015년 교촌에프앤비에서 인적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후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