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김 전 차관, 검찰 나와 조사 받아라

입력 : 2019-03-19 오전 6:00:00
2019년 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형사건 모두가 성범죄에 연루돼 있다. 이 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장자연 사건’ 등 수사를 맡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활동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국민 마음까지 초조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조사단은 김 전 차관이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끝내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김 전 차관 아내는 그 전날 오전 언론사들에게A4 3장 분량의 입장문을 팩스로 보내왔다. 그는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인터뷰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기에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전화를 일일이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문자를 보내주면 통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질문을 문자로 전송한 기자에게 문자메시지 한통 답변이 없었다.  
 
이런 모습은 피해자 측과 극명히 대립된다. '김학의 사건' 피해자 외에 고 장자연 씨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윤지오씨도 방송에 적극 출연해 장자연 진상규명을 호소했다.이들의 ‘커밍아웃’에서 국민은 지난 수년간 기다렸던 수사에 대한 불신을 확인하고 있다. 침묵을 지키는 이들은 피의자로 의심되는 인물들뿐이다. 
 
법무부가 조사 연장기한을 끝내 거부한다면 남은 시간은 2주 남짓이다. 김 전 차관 등은  검찰 조사를 회피하고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부인 말처럼 ‘모든 것을 부덕의 소치로 여기고 속을 삭였다’면 법률가답게 검찰에 출석해 혐의를 직접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내의 영상조작 주장에 대해서도 조작됐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조사단으로서도 수사기간 연장이 절대적인 해답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해 검·경 수사의 부실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 김 전 차관뿐 아니라 조사해야 할 인원이 많다. 조사단이 맡은 사건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 조사해줄 수도 없다. 종국적으로 재수사에 착수할 검찰도 이 사건을 위태로운 '아킬레스건'으로 두고 있지 않으려면 수사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최영지 사회부 기자(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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