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순정 탑재에 중소 블랙박스업계 '긴장'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70%에 블랙박스 업황 저조 '위기감'
커넥티드 등 블랙박스 기술 차별화로 승부

입력 : 2019-03-21 오후 3:02:46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완성차업체 현대차와 기아차가 순정 블랙박스(빌트인캠)를 탑재하기 시작한 가운데, 위기에 놓인 블랙박스업체들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완성차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라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업체들에게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관련 업체들은 일단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장형 블랙박스를 8세대 쏘나타부터 탑재하고 향후 완성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내장형 블랙박스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화면과 스마트폰 연동, 전후방 고화질 녹화, 충격감지 모드 등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업체들에게는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완성차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할 만큼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등 애프터마켓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공산이 크다.
 
시장 상황 또한 녹록치는 않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박스 시장은 2017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0만대 안팎까지 성장했지만 시장 포화에 따라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181만대로 집계됐으며,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1% 줄어든 179만대로 2년 만에 18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와 고관여 제품인 블랙박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애프터마켓 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내장형 블랙박스가 당장 시장 상황을 뒤흔들 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미 업체들은 블랙박스가 2014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된 이후 대기업 진출을 염두하고 기술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업체들은 기술 차별화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출시되는 블랙박스가 실시간 연동 기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가적인 기능들이 더 많아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수요가 곧바로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한 실시간 통신기술 '커넥티드 블랙박스' 등을 출시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전장시장, 차량용 디바이스 등 사업·제품 카테고리 등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 공략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기록된 영상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도록 QHD 해상도의 고화질 블랙박스 개발, 주차 중 차량을 감시하는 상시 녹화 기능 적용, 주차 녹화 시 차량 배터리 부담을 더는 저전압 차단 기능, 블랙박스 전용 보조 배터리 탑재 등 블랙박스의 사용성을 강화한 기능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내장형 블랙박스의 한계 또한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쏘나타에 탑재되는 내장형 블랙박스는 일정 트림 이상부터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100만원 이상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해야 블랙박스도 함께 탑재할 수 있어 애프터마켓 업체들 제품보다 기능뿐만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적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