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7억2000만달러 적자로 9년 연속적자 행진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역대 최소로 현 추세라면 조만간 흑자 전환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무역수지는 1년 전보다 9억600만달러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였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103억달러)부터 내내 적자였다.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64억달러), 2012년(-81억달러), 2013년(-82억달러), 2014년(-62억달러), 2015년(-40억달러), 2016년(-17억달러), 2017년(-17억달러) 등이었다.
유형별로는 산업재산권 중 특허 및 실용실안권이 16억5000만달러 적자였고, 디자인권도 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저작권 중에서는 문화예술저작권이 3억5000만달러로 적자를 보였다.
기관형태별로는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적자 규모(31억달러→34억달러)가 확대됐다. 구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기업이 한국법인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 등 사용 대가를 늘린 영향 이다.
이에 반해 대기업(3억달러→15억달러)의 흑자 규모가 확대됐고 중소·중견기업(13억달러→16억달러)도 흑자규모가 커졌다. 이는 네이버, 넥슨, 넷마블 등 특허권을 다수 보유한 게임사들이 대기업으로 분류된 영향이 컸다.
산업별로는 화학제품·의약품의 적자 규모가 3억1000만달러에서 4억6000만달러로 확대됐고, 전기전자제품도 7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제품·의약품의 경우 한미약품이 지난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당뇨 신약 기술수출 계약 중 한 건이 해지된 영향이었다. 전기전자제품은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미국 원천기술 의존도를 줄이면서 추세는 감소세에 있다.
거래 국가별로는 미국의 적자 폭이 1000억달러가량 확대됐고 중국(9억달러), 베트남(5000만달러) 등에서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미국은 전기전자제품 특허권 등으로 적자를, 중국은 게임사 진출에 따른 특허권 지불 등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국내 기업들의 진출에 따른 지불료 등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 지재권 적자 규모는 역대 최소치였다. 2016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비교해 적자 폭이 대폭 줄었다. 올해 한 자릿수대로 적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몇 년 내에 흑자 달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예단할 순 없지만, 적자 폭이 분명하게 감소 추세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게임업체의 약진이 계속되고, 기업의 특허기술 개발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