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며 "올해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조정에서 관망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동결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FOMC의 금리동결과 올해 동결 유지 전망을 시사한 것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앞서 FOMC는 이날 새벽 11명 만장일치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2.25∼2.50%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또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상횟수를 두 차례로 제시했던 것에서 대폭 조정된 것이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 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늘 고려사항이었는데,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가지고 가면 한국으로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고 우리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여부에 대해서는 "인하를 고려할 때는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브렉시트(Brexit)와 이에 따른 유로존의 경기 방향,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 경기 흐름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통화정책의 중요 변수에 대해서는 "세계경기의 흐름과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 고려 대상"이라며 "특히 중국 경기 흐름이 중요하고 유로존 경기가 이전보다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은이 완화적 통화기준를 명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보면 한은의 통화기조도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완화 기조라는 점에서 국제 평가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