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 경기상황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기부양 필요성을 지적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부총리는 "IMF 조사단은 한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2.6%를 달성하려면 국내총생산(GDP)의 0.5%, 즉 9조원 정도의 추경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2.7%다. 앞서 IMF는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GDP(1782조3000억원)를 고려해 9조원대의 추경을 권고한 바 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도 지난 20일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1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 부총리는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경 검토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경제지표가 비참하다'는 지적에는 일부 공감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게 맞고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여러가지 지표가 최악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경제성장률 2.7%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결코 낮은 숫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좋다고 강변하는건 아니지만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경기지표는 어려운 지표와 개선 조심이 있는 지표를 같이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효과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뼈아픈 지적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에는 명암이 있다"면서 "(어두운 부분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고,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특정 업종이나 지역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최저임금 차등화를 한다면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감당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한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는 키워가되, 세밀하지 못해 생긴 부작용은 줄이겠다"고 했다.
특히 이 총리는 부유세 도입 방안에 대해 "고려 요소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재작년에 최고 소득세율을 42%로 올렸다. 그게 불과 1∼2년 전이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도 '부유세 70%까지 인상'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놓고 "현실적으로 부유세를 70%까지 올리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의 옥죄기 정책 역시 도마에 올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업을 더욱 옥죌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 "앞으로는 정부가 법률안을 제안할 때 하나하나의 법률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제 법률들의 어떤 종합적인, 균형적인 효과가 발의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속고발제 부분 폐지에 따라 공정위와 검찰의 중복 조사·수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검찰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면제) 사건 중 입찰담합과 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만 우선 수사하고, 나머지는 공정위가 조사할 것"이라며 영역을 구분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