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업무 보고에서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통화정책은 성장세 지속을 뒷받침하는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총재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완화적인 현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 중인 가운데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해 완화 정도는 소폭 축소된 상황이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이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Brexit)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과 국내의 높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국제교역이 위축되면서 유로지역과 중심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소비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대외 리스크가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새로 입수되는 지표를 바탕으로 성장과 물가의 흐름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모두 면밀히 점검하면서 운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난주 금요일(22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 국채시장에서 22일(현지시간) 장 중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오래 빌려 쓰는 장기채가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은 게 통상적이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신호로도 읽힌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 노력으로 증가 규모가 줄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