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바이오업계 숙원으로 꼽히던 첨단재생의료법(첨생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임상연구 활성화와 신속심사 기준 마련에 무게감을 실어줄 법안으로 관련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첨생법을 비롯해 혁신의료기기법, 체외진단기기법 등 이른바 '바이오규제 3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그동안 기술력을 보유해도 규제에 가로막혀 빛을 보지 못했던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기대감을 내비친다.
첨생법은 바이오의약품을 최초로 제도 범위에 포함, 통합적으로 산업을 육성 및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법안이다.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우선 심사를 비롯해 개발사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단계별 사전 심사, 유효성이 입증된 경우 조건부 허가(암 또는 희귀질환 한정) 진행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기존 약사법 분류에 따라 불분명한 기준에 제도적 혜택을 기대할 수 없던 줄기세포, 이종장기 등의 혁신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들이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는 첨생법 제정으로 관련 바이오의약품의 시장진입이 최대 4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시판되는 치료제 가운데 절반을 보유한 국산 줄기세포치료제 기업들은 대표적인 수혜 업체들로 꼽힌다. 화학의약품에 비해 구성 물질이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준이 적용돼 약효 입증이 쉽지 않았지만, 첨생법을 통한 맞춤형 별도 기준 마련으로 허가가 한층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으로는 기관지폐이형성증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메디포스트와 간경변 치료제를 개발 중인 파미셀, 만성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 기업 강스템바이오텍, 루푸스병 치료제 임상 단계에 있는 코아스템 등이 있다.
이종장기 이식 대표 바이오기업인 엠젠플러스 역시 최대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엠젠플러스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간 인슐린을 분비하는 복제 돼지를 개발했다. 첨성법이 통과되면 췌도 이식용 형질전환 돼지를 활용해 당뇨병 치료 임상 시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바이오의약산업 주역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정부 기관 모두 국회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며 "하루 속히 첨단 바이오법이 제정돼 국내 기업들이 혁신 바이오기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토양에서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메디포스트 소속 연구원이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포스트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