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대한항공(003490)(003490)이 힘찬 이륙에 이어 고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에 따른 부진을 완전히 떨쳐낼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14일 발표될 성적표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며 앞다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주요 증권사의 추정치를 근거로 대한항공의 1분기 예상실적을 집계한 결과, 추정 매출액은 2조5066억원, 영업이익은 1746억원, 순이익은 154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0%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무려 2545.4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 52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들어 나타난 여객 수요 급증이 실적회복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하락(원화강세) 역시 대한항공 실적에 날개를 단 격이다.
여객 수요는 지난해 10월 신종플루 창궐시 정점을 보인 이후 두 자리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항공권 정상 판매분이 증가하면서 오는 3분기까지 이익전망이 꾸준히 상향조정되고 있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08년 금융충격과 지난해 신종플루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전년대비 20% 증가한 1128만3000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월별 추이와 예약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기존 전망대비 6.8% 상향 조정한 1205만1000명으로 수정 전망한다"고 말했다.
비수기인 2분기에도 주요 노선 항공권 구입이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꽉 찼다. 특히 미주노선 예약률은 90%를 상회하는 등 3분기 성수기 진입시 두 자리수의 수요증가세가 예상된다.
환율 안정과 상대적으로 낮은 제트유가 상승폭 역시 대한항공 실적 개선에 힘을 더하고 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따라 이연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국제 여객 수요로 이어졌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유가 상승에도 제트유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 확보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동북아 허브로 부상한 인천공항 약발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공항과 대한항공의 환승수요 확보 마케팅이 빠른 성과를 나타낸 결과 지난해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수요에서 30%가 환승수요로 집계됐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천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에 환승은 급변하는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다른 조건이 같다고 가정하면 환승수요 증가로 탑승률이 1% 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472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의 모멘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송량 증가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과 유가 및 환율 안정 등 대외적인 영업환경 개선의 영향으로 대한항공의 단기 모멘텀과 경기회복 초입이라는 중장기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지 않는다면 대한항공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신뢰감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여객수요와 호황기 수준의 화물 수요 증가세, 운임 상승과 수익성 개선 전망 등에 따른 실적전망 상향조정 가능성이 주가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22.1% 상향조정 했다.
대우증권은 8만6000원에서 9만원으로, 삼성증권은 7만9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대한항공의 목표가를 각각 올려잡았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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