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촛불혁명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는 '국정의 동반자이자 참여자'"라며 "우리 사회를 함께 이끌어가는 동료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각 분야 70여개 단체 8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국민과 함께! 국민의 눈높이로, 국민의 마음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행사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각 분야 개혁 성과와 혁신적 포용국가를 향한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면서 "경제정의, 양극화와 인권, 성평등, 환경·생태, 소비자 보호, 남북관계, 글로벌한 기후변화 대응까지 우리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고 전 지구적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우리 앞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힘만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해졌다"면서 시민사회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호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문재인정부의 '사법·권력기관개혁'이 담당 부처 주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큰 성과가 없다며 문 대통령이 보다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눈물의 호소'를 했다. 엄 대표는 "정권이 바뀌어 청년들은 수많은 기대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대개 단편적"이라며 "사회 이슈에 따라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 문제 정도로만 해석이 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 세대에게는 숙의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걸 자체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자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그리고 청년들이 과소대표 되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보수성향의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보수로서 들러리 서지 말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로 의견을 모아 참석하게 됐다"면서 "문 대통령이 양보, 타협, 합의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시는데, 다름을 인정해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와 국민통합이 가능하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시민사회 쪽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또 개혁을 하면 개혁을 하는 만큼 더 많은 개혁이 또 요구되는 법"이라며 "시민사회는 항상 더 높은 차원의 요구를 하게 되고 정부는 늘 또 거기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기 마련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비판하는 것도 우리(시민사회)고 비판받는 정부도 우리의 일부인 것"이라며 "서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함께 힘을 모아서 국가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민사회의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의 발언을 무거운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