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통계청의 ‘빈집’ 관련 통계가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도는 지역을 특정해 조사한 결과,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실제 빈집과 통계청 자료가 10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기·상수도 사용량이 없는 주택 407호를 빈집으로 추정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80호(44.2%)를 최종 빈집으로 판정했다. 이는 지난해 통계청이 공표한 동두천시 빈집 2838호의 약 16분의1에 해당한다.
이 같은 차이는 1차 조사를 마무리한 평택과 김포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시는 전기 사용량이 없는 주택을 빈집으로 추정하고 1차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평택시는 조사대상 1207호 가운데 321호(26.6%), 김포시는 305호 가운데 94호(30.8%)를 빈집으로 확정했다. 통계청은 평택시의 경우 2만2741호, 김포시는 4604호의 빈집이 있다고 파악했다. 평택과 김포는 상수도 사용량에 기초한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통계치와 실제 빈 집 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이런 차이에 발생하는 배경에 대해 도는 ‘빈집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을 빈집이라고 표시하는 반면, 특례법은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주택을 빈집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도는 도내 실제 빈집 수를 1만~1만5000호 정도로 추정했다. 이는 3개시 조사 결과 한국감정원 추정 빈집수의 20~40% 정도가 실제 빈집으로 나타난 부분에 기초한 분석이다. 도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이 전기·상수도 사용량에 근거해 도내 빈집수를 4만4423호로 추정한 바 있다”며 “1만~1만5000호는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도 전체 빈 집수인 19만4981호와 비교하면 5%~8%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3개 시가 빈집 소유주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빈집 발생의 원인으로 응답자 110명 가운데 57%(63명)가 ‘건물 노후’ 등을 들었다. 또 ‘부동산 거래 중’(21.8%, 24명)과 ‘상속’(7%, 8명), ‘임차인과의 갈등’(7%, 8명) 등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각 시·군은 빈집 실태조사 결과에 기초해 지역 맞춤형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도는 각 시·군에 빈집 실태조사 비용의 50%를 도비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안양과 시흥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고양과 구리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통계청의 ‘빈집’ 관련 통계가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동두천에 있는 한 빈집 모습. 사진/경기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