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가계 건전성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다"

입력 : 2010-04-14 오전 9:06:36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4일 "가계부문 건전성은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로얄호텔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글로벌 CEO과정 조찬세미나에서 "가계 금융자산의 빠른 증가로 보유 금융자산 상환능력은 위기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의 69%가 소득기준 4~5분위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고, 신용등급 8~9등급의 하위신용계층의 대출비중이 감소세에 있는 등 질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지난해 7월말 기준 미국이 74.9%, 영국 85.2%에 달하지만 한국은 48.0%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의 연체율도 소득여건이 악화됐음에도 지난 2007년 0.55%에서 2008년 0.60%, 2009년 0.48%, 지난 2월 0.6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의 경우 계절요인 때문으로 결산효과에 따른 일시적 상승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 원장은 그러나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 안정은 가계부문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므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아울러 그는 "과도한 가계부채는 민간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중장기적으로는 예대율 규제 등을 통해 증가율을 억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환율변동에 대해서는 원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이 불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원장은 "경기회복세로 원자재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마저 하락해 지난해와 같은 수출 증진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무역수지와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투기성 원화수요도 확대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화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으로 인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은데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 자본시장 개방성 등을 감안할 때 독자적으로 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대내적으로 외화자금 유출입을 면밀히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외환보유액 확충 등 유동성 악화 대비책을 마련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공조를 통해 단기자금의 국경간 이동을 제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종화 기자
김종화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