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가 전격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황씨를 체포해 마약 투약 혐의 등에 대해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황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 시기를 검토했었다.
지난해 10월 경찰은 황씨의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사실을 제보받고 수사에 나섰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황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수사를 지휘한 수원지검은 황씨가 마약을 투약한지 수년이 지나 집행이 어렵다고 보고 이를 모두 반려했다. 황씨는 이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한편 황씨는 지난 2015년 10월 대학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그램을 공급하고 투약해준 혐의로 입건됐으나 당시 수사를 담당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도 경찰 송치 내용대로 무혐의 처분했으나 황씨로부터 필로폰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조씨만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조씨 판결문에는 황씨가 수차례 등장한다.
보통 마약 투약자보다 공급자가 더 크게 처벌받는 것을 볼 때 이미 201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황씨에게 무거운 처벌이 예상됐으나 소환 조사 한번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경찰이 재벌가에 속한 황씨를 '봐주기 수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씨 등 수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명확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4일 오후 경기 수원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