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실패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노 실장은 "인사 추천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검증을 보다 엄격히 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 비서실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친 점에 대해 인사추천위원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더욱 분발하겠다"며 "대통령 비서실은 국민의 목소리, 국회의 목소리를 더욱 무겁게 듣고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조현옥 인사수석을 간사로 한다. 인사추천위원장인 노 실장이 청와대의 3·8 개각 대상자 검증 문제와 관련해 직접 사과한 건 처음이다. 앞서 청와대 검증을 통과했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각각 부실학회 참석,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낙마했다.
청와대 인사 검증 문제를 둘러싸고 조국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장관 후보자 낙마와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을 진 조 수석이 출석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여당은 과거 정부의 관례를 언급하면서 청와대를 감쌌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민정수석 출석 여부는 역대 정권, 특히 이명박 정부라든지 박근혜 정부에서 왜 한번도 국회에 민정수석이 출석을 안했는지, 출석이 어려웠던 사정을 모든 위원들이 다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조 수석은 "대통령 비서실 업무보고 참석으로 부재중 상황에서 국정현안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업무보고에 불참한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노 실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 및 불법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그는 '김 전 대변인이 은행의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의 의혹 제기에 "그 부분은 은행 측이 이미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감사를 하든 무엇이든 할 것이며 금융위나 금감원을 통해 필요하다면 점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노 실장은 미세먼지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대외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조만간 정부는 미세먼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회의 신속한 처리와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일시적 어려움은 있지만 국회에서도 마음을 모아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