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종교 색채를 띤 학교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정한 방침이 재검토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8일 오후 시의회 별관에서 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서 대안학교 지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기독교 대안학교 관계자나 학부모들로부터 강력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을 '서울 지역 기독교대안학교연합회' 대표라고 밝힌 A씨는 "인투비전스쿨은 지난 2017년 기독교 대안학교라는 이유로 서울시 대안학교 지원에서 탈락하고 유일하게 여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형 대안학교 지정에서 종교적·정치적 편향을 배제하겠다고 했는데 바람직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안학교는 지정받기 위해 심사받으면 다양성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B씨도 "아이가 일반 고등학교 다닐 때는 꼴찌였고 좋지 않은 교육 환경에 놓였다가, 기독교 대안학교로 보냈더니 언어가 변하더라"며 "제가 내는 세금이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일부라도 흘러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분위기 수습에 부심했다. 정덕영 서울시 청소년정책과장은 "종교적·정치적 편향을 서울형 대안학교 선정 기준의 전제로 두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종교·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서울 소재 법인·단체가 대안학교를 운영해야 '서울형 대안학교' 기준을 총족한다고 발표한 기준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행사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강동길 의원도 토론회 마무리 첫 마디에 "종교적 이유로 인한 어떤 편견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대안학교 협의회,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서울형 대안학교 협의회TF’에서 세부 선정 기준을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종교적 편향 여부를 선정 기준에서 빼더라도 성경 독해를 수업 시간에 편성하는 건 보편적 교육에 어긋나기 때문에 학교가 어느 정도 수업 내용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대안학교들의 불만은 서울시가 지난 1월30일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계획' 발표 이후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비인가 대안학교 운영비의 40%를 지원하는데, 종합지원계획에 따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되면 70%로 늘어난다. 지정 기준은 교육이념의 '보편성, 전문성, 재정 운영 투명성'이라는 세 가지가 큰 틀이다. 이 가운데 보편성 기준은 종교·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서울 소재 법인·단체가 대안학교를 운영해야 총족할 수 있다.
서울시는 상반기 내로 기준을 확정하고 오는 10월 서울형 대안학교 15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45개로 늘린다.
서울 학교밖 청소년과 관계 기관 종사자 등이 8일 오후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