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무인도에서만 서식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조류인 노랑부리백로·저어새가 인천 백령도에서 최초로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백령도 생태계 변화관찰'을 통해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국내 유인도에서 번식한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은 노랑부리백로, 오른쪽은 저어새다. 사진/환경부
9일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처음으로 국내 유인도에서 번식한 모습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한강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백령도 생태계 변화관찰’을 통해 노랑부리백로 19쌍의 번식둥지를 확인했다. 또 이들 번식지 주변에서 3쌍의 저어새가 둥지를 짓고 새끼 3마리씩(총 9마리)을 기른 모습도 확인했다.
권인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 선임연구원은 "개체 수 증가로 포화상태를 이룬 번식집단이 새로운 번식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평도 인근 구지도(무인도)에서 번식하던 일부가 도래해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란 중인 노랑부리백로 사진/환경부
백로과 여름철새인 노랑부리백로는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적색목록에 포함시켜 '취약'(야생에서 높은 절멸위기 직면) 범주로 평가하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몸은 흰색이고 부리와 발이 노란색인 게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 일부와 중국 동남부, 러시아 남부의 두만강 접경 지역 무인도다. 지난 2016년 국제습지연합이 확인한 전 세계 개체군은 3000~4100마리로 추산된다.
백령도에 서식중인 저어새 무리
여름철새인 저어새도 국제자연보전연맹 목록의 '위기'(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위기 직면)의 범주로 평가받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몸은 흰색이며 특히 긴 주걱 모양으로 주름이 많고 검은 부리가 특징이다. 저어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과 중국 동부의 무인도다. 홍콩조류협회는 지난 2018년 국제 저어새 동시조사를 실시하고 전 세계 개체군은 3941마리로 확인했다.
이번 백령도 조사 중에 국내 생육지가 확인되지 않았던 북방계식물 '가는쑥부쟁이' 20여 개체도 처음 발견됐다. 가는쑥부쟁이는 중국 동북부·몽골·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 고위도 지역인 온대북부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백령도에서 확인한 가는쑥부쟁이 사진/환경부
한강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 관계자는 "가는쑥부쟁이의 이번 발견은 식물지리학적 측면에서 백령도가 한반도 최남단의 유일한 생육지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정균 한강유역환경청 청장은 “이번 생태계 변화관찰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의 번식지 및 희귀식물 생육지 발견은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의 학술적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귀중한 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