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기자]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이 2개월 연속 20만명대로 늘어나고, 고용률이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고용지표가 회복기미를 보인데는 정부의 정책효과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에 고용이 워낙 좋지 않았던 탓에 기저효과와 더불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들어 낸 일자리사업 조기집행이 이뤄진 여파다.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급한 불은 껐다고 평가한다. 다만 재정에 의해 창출되는 일자리 질이 좋지 않은 만큼 일자리 허리 세대인 30~40대 취업활성화를 위해 기업생태계에 활력를 불어넣어 건강한 고용창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지표는 회복 조짐이 강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3월 취업자수가 1년 전보다 25만명 증가하며 2개월 연속 20만명대 증가를 기록했고, 고용률은 통계작성 이래 3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것은 60대이상 노인 일자리다. 정부가 지난 2월 일자리 사업을 조기 집행하면서 60대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4만6000명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가장 큰 폭 증가는 바로 전달인 2월 39만7000명이었다.
산업별로 봐도 공공일자리가 몰려있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17만2000명이나 늘었다. 지난달에도 이 업종은 23만7000명 증가했었다. 영농정착지원금 등 귀농·귀어지원을 받는 '농림어업'에서도 취업자수가 7만9000명 확대됐다.
다만 한국 경제의 허리로 불리는 30~40대 취업자는 25만명 줄었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이 0.2%포인트 증가하면서 다른연령대는 모두 증가했는데 40대는 0.6%포인트나 감소했다. 30대는 고용률 변화가 없었다. 질좋은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에서도 취업자수가 10만8000명 줄었다. 작년 4월 6만8000명 감소한 후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가 나아진데 대해 정부 정책효과가 큰 영향을 끼쳤지만 60대 이상에게는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고, 고령화 속에서 민간이 만들수 없는 일자리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단기적 처방이 될 수 없는만큼 생산성 높은 일자리와 20~50대 민간부문에서 활력이 만들어지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급한 단기 일자리라도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정부가 단기 일자리라도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20~50대는 민간부분에서 활력을 만들어내야하는데 개선되지 않고 있어 새로운 일자리 사업이 만들어져 일자리까지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숫자상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고 과거보다는 낫다"며 "노인복지가 중요한데 분배 입장에서 괜찮고 복지부분이 늘어나는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노인 일자리 쪽을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생산성 높은 제조업 등의 일자리를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지말고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착시효과라는 부정적 견해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인일자리 22만개와 18시간 미만 단기알바 24만개는 고용참사의 착시"라며 "실질적으로 경제와해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서민과 30~40대 일자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재정을 투입해서 고용을 늘리는 것은 일자리 질이 좋지 않은데 일주일에 한시간만 일해도 되는 일자리가 질이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고용은 시장에서 활성화 시키고, 제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에 대한 재원을 쏟아 부어야 새로운 기술과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하늬·백주아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