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일방 해고, 본사 '부릉' 책임져야"

메쉬코리아 "대응 TF 구성·라이더 신고센터 개설"

입력 : 2019-04-11 오후 2:57:5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오토바이 배달 노동자 단체 '라이더유니온'이 물류배송서비스 '부릉'의 지역 지점에서 발생한 일방 해고 문제를 본사인 메쉬코리아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쉬코리아는 해당 사건을 인지한 후 기획단(TF) 구성과 라이더 신고센터 개설 등을 통해 대응 중이라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메쉬코리아 앞에서 '대책 없는 배달산업,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초 부릉스테이션에서 발생한 일방 해고 문제를 비롯해 플랫폼 배달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준비위원장은 "정규 근로자라면 당하지 않을 부당해고 사건이 플랫폼 배달 노동자에게만 나타나고 있다"며 "본사에 항의했지만 본사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과 메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강서구 한 부릉스테이션 지점장이 바뀌며 소속 배달 노동자가 해고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새로 온 지점장은 특정 배달 노동자를 지목해 '다른 소속 배달 노동자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이 문제에 대해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본사의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부릉 배달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메쉬코리아에 제출했다. 요구안은 △배달료·근무시간·휴무 등 표준계약서 작성 △배달대행업체 갑질 전수조사 △ 라이더유니온과 분기별 정기 미팅 등이 골자다. 박준규 메쉬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이 요구안을 받았다. 라이더유니온은 면담에서 2주 안에 재발 방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메쉬코리아는 되려 배달 노동자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던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 지점장이 '본사 상납금' 명목으로 배달 노동자로부터 매달 10여만원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상납금을 가져간 전 지점장은 지역 배달대행사업자다. 메쉬코리아는 이 사건을 배달원 신고를 받아 확인한 후 계약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또한 해당 지점에 새 지점장이 오면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원칙적으로는 메쉬코리아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부릉스테이션은 본사 직영점 운영과 지역 배달대행업체와의 계약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배달 노동자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본사 입장에서 특정인을 해고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새 지점장도 이 문제에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이번 일을 계기로 라이더 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소통 창구를 넓히는 중이다. 먼저 일방 해고 사태가 일어나자 즉각 대응TF 구성했다. 전후 관계 확인 차원이다. 이후 이달 4일 라이더 전용 카카오톡 채널 '부릉 그린센터'를 열어 라이더와의 일대일 소통 채널을 열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오른쪽 5번째)이 11일 서울시 강남구 메쉬코리아 앞에서 열린 '대책 없는 배달산업,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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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