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정기자]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00% 이상 늘어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성과가 지속적으로 항공기를 들여와 경쟁력을 높인 것에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꾸준히 항공기 도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은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항공사에는 항공기가 곧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항공기 도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여객기 45대와 화물기 12대를 합쳐 모두 57대의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신규 도입되는 항공기는 대한항공의 노후기 교체와 인기노선 추가 투입 등에 활용된다.
그러나 여객분야와 달리 화물운송 분야에서는 항공기 대수가 많이 부족해, 최근 경기회복으로 인한 운송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와 내년 모두 15대를 신규 도입하며 이 중 화물기는 1대에 불과하다.
신규 항공기는 3년 전에 미리 주문해야 받을 수 있는데,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예측하지 못해 대한항공은 3년 전 단 한대의 화물기만 주문하는 데 그쳤다.
최근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화물 수송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화물기 도입량은 이에 못 미치고 있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운송물류 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시장까지 같이 살아나면서 LCD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기업들이 수출 물량을 운송하기 위해 화물기를 많이 찾았지만, 수요에 비해 화물기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삼성, 엘지, 소니 등 대형업체들은 일반 화물기 운송편을 포기하고 전세기를 이용해야 했는데, 전세기 역시 이용하기 전에 운항스케줄이나 운항허가 등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아 기업들이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기를 쓸 여건이 안 되는 업체들은 일반 화물기에 운임을 더 주고 수출 물량을 운송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항공사의 경우, 이 같은 운임강세가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물동량을 원활하게 처리하려면, 화물기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로 떠오르면서, 여객부분 환승수요뿐만 아니라 화물 환적률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시장상황에 맞춰 항공기를 대거 도입했다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지면 고정비만 늘어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섣불리 항공기를 도입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IT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관련 수출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큰 걱정거리는 아니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는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업체의 수출 물량도 운송하며, 이 비중도 상당하다"며 "따라서 환율 하락이 국내 항공사의 화물 수송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김현정 기자 kozmi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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